서유럽
예술, 문화와 자연, 다정하고 순수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아일랜드 박미영 | 2025-06-10 18:23:59 | 342퇴직 후 첫 여행지로 아일랜드를 뽑았다. 20살 영미 문학 시간에 배운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과 감자 대기근의 기억이 38년이 지난 아직도 생생해 꼭 한번 아일랜드를 둘러보며 현재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책 속의 암울하고 어두운 사람들의 마비된 것 같은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여행 내내 아름다운 드넓은 초원과 평화로운 소와 양 떼를 보는 것도 참 좋았지만 나의 원픽은 단연코 더블린 템플바의 아일리쉬 펍이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아 그냥 문화 체험 정도로 들어갔는데 라이브로 연주하는 가수들과 함께 노래 부르고 호응하는 아일랜드 사람들의 흥겨운 모습에 여행자인 우리도 부담 없이 함께 즐길 수 있었다. 기네스 맥주 한 잔과 공연에 남녀노소 상관없이 하나 되는 아일랜드 사람들이 다정하고 유순하고 온화해 보였다. 센 맛이 아닌 아주 순한 맛으로 논다는 느낌....... 착한 모범생 같은 느낌..... 더 이상 책 속의 어두운 모습으로 이들을 기억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800년 간의 영국 식민지로 살며 아픔이 많은 민족이라 여행 동안 방문한 여러 성당에서 이 나라의 평화를 위한 기도를 빡세게 드렸다.
더블린을 시작으로 영국령 벨파스트, 골웨이, 킬라니, 킬케니 아일랜드 전 지역을 리무진 버스를 타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마음껏 즐기고 자유롭게 풀어질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사람보다 양이 더 많을 것 같다는 같이 간 언니의 말처럼 편안하게 앉아서 쉬거나 자고 있는 소와 양 무리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힐링이 느껴졌던 곳.
무엇보다 화장실부터 맛집, 사진, 이동 시간 동안의 음악 선곡까지 열 일을 해 주신 대장^^ 너무 감사하다. 함께 여행했던 좋은 사람들께도 감사의 마음 전하며 언젠가 꼭 다시 뵐 수 있었으면....... 이번 아일랜드 여행으로 한동안 나의 추억은 아주 풍성해 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