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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김경희 | 2024-04-19 04:24:23 | 345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말은 여행을 앞두고 참 설레는 말이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갖는 기대감, 가방을 꾸리며 상상하는 것이 주는 설레임이 이제는 18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여운으로 다가온 시간이다. 추억의 흔적이 가장 생생한 72시간 안에 후기를 적으며 정리하려는 것을 실행하는 나는 아직 직장인 시절의 리듬이 남아있는 것 같다. 많은 워크숍 만남을 가지면서 후기를 썼던 그 때가 생각난다. 그러나 기억이 생생할 때 사진 한 번 스쳐 보는 것을 넘어 함께 여행한 분들과 안내한 대장에 대한 고마움을 여행 후기로 남기는 것이 의미 있을 거 같아 바로 기록한다. 

 

이번 여행은 직장 생활을 정리한 후 코비드 기간을 끝내고 나서 나에게 주는 선물로 선택했다. 34년 동안 나, 가족, 직위에 맞는 역할을 위해 섬기는 자세로 열심히 살아온 나를 안아주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행을 찾아보았다. 온전한 자유 여행을 원하지만 어려워 숙소와 이동, 안내가 있으면서 개인의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준투어 상품을 만났다. 

 

일단 지금까지 나의 여행 중 18일은 긴 일정이었다. 해양 왕국 포르투칼에서 8박, 그 중 포르투에서 4박하면서 혼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나를 안아주는 시간으로 꾸미고 싶었다. 4일간 리스본과 근교 오비두스, 나자레, 에볼라, 호카곶을 다니며 유럽 시차에 적응하고 난 뒤 도착한 곳이 포르투다. 이곳에서 보낸 것이 이번 여행에서 내가 선택한 것에 적합한 일정이었음을 기억한다. 나는 도루강이 보이는 숙소에서 이른 아침 조깅을 하며 도루강변을 달렸고 혼자서 포르투의 골목길을 걸으며 풍광과 사람들을 보았다. 버스킹의 성지답게 어딜 가나 음악이 흐르고 많은 여행객 사이에서 혼자 걷고 멈추고, 또 일행과 만나는 시간이었다. 포트와인의 달고 쌉쌀한 맛, 와이너리 탐방, 해산물 요리, 좁은 골목길, 어딜 가나 만나는 다양한 아줄레주, 독특한 동루이스 다리 아래 위에서 천천히 걸어보기, 모루 정원에서 보는 일몰, 도루 강변에서 바라보는 그림 같은 풍광은 나에게 주는 선물로 충분했다. 사진으로 찍어 놓아도 카드 속 그림 같은 히베이라 광장 쪽 모습을 내가 직접 보고 그 속에 있었던 것으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 다음 인접 나라 스페인으로 넘어오니 8박은 이동이 많아지고 넓은 평원, 다양한 유적지가 많았다. 이번 두 나라의 여행에서 만난 기독교 성당 유적에는 무어인들이 만든 이슬람 흔적에 궁전이나 카톨릭 대성당이 세워졌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역사에서 지배하고 지배 당하는 것의 연속이지만 후손들은 그 전통을 다 지울 수는 없고 그 위에 다시 써 내려가고 있었다. 그 속에 담긴 아픔은 나의 짧은 소견으로 다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방인으로 잠시 위로와 평화를 기원했다. 대성당의 웅장함은 탄성이었고, 한국어로 안내 되는 작품을 찾아가는 미로 같은 프라도 미술관 방은 나에게 탐험의 3시간이었다.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미술관은 다시 방문하고 싶다. 준투어의 여행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방문지에서 대장으로부터 큰 안내를 받고 주어진 몇 시간에 혼자 또는 두 사람이 탐험을 하는 것이다. 나는 남유럽의 푸른 하늘 아래 빛나는 햇살을 받으며 자연과 유적지를 감상했다. 특히 여행지에서 아침 시간에 나가서 걸어보는 것으로 낯선 외국에서 마치 내가 이 유명한 관광지를 독차지하는 경험을 만들었다. 북유럽 사람들이 휴양지로 보내고 싶어하는 곳들을 둘러보는 내내 맑은 날의 연속이어서 여행의 기쁨을 더 해 주었다. 여행 첫 날 리스본에서 흐린 날씨 외에는 새벽에 비가 내리거나 흐리고 낮에는 맑은 날이니 날씨 요정이 우리를 도와주고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과 끝없이 펼쳐지는 올리브 나무들을 감상했다. 잠시 그 속에 서 있는 나는 두 팔 벌려 긴 호흡으로 그 곳을 가슴에 담았다. 스페인 여행에서 백미는 바르셀로나에서 몬세라트수도원의 모습과 산타 코바 순례길 걸으며 기도한 것, 안토니오 가우디의 신앙과 상상이 빚어낸 건축물이었다. 건축 분야에서 꿈꾼 한 인간의 상상이 시대를 뛰어넘어 이렇게 현실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다니 놀랍다.

 

여행지의 문화와 유적에 대해 미리 탐색해 온 일행이 있어 설명을 듣는 것도 좋았다. 준비하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가보지 않는 곳이어서 조금 조사해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여전히 바쁜 하루로 이번에도 사전 조사를 조금만 하다가 그냥 가보았다. 아마도 여행을 마치고 나서 보고 온 지역과 유적에 대해 다시 폭풍 탐색할 거 같다. 잘 모르기에 도착한 그곳을 그냥 느껴보려고 했다. 처음 온 곳이니 일단 한 번 걸어보거나 둘러보고 나서 한 곳을 좀 더 자세히 보는 것으로 다녔다. 잠시 멈추어 호흡으로 나만의 명상을 하고 유명 지역과 그 속의 나, 같이 다니는 사람들의 평화를 바라는 시간을 만들었다. 아침 걷기가 포함되면 하루 2만보~3만보 이상이 되는 날이 있으니 다리 힘 기르기, 평소 걸을 수 있는 체력 가질 것, 소화와 배설을 잘 할 수 있는 신체 기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 경험했다. 그리고 앱을 이용한 길 찾기, 볼트나 우버 기능으로 차량 이용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좀 더 이 여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을 거 같다. 비행기, 고속 열차, 벤, 전철, 시내 버스, 트램 등 이동 수단을 다양하게 경험해 볼 수 있는 여행 상품이었다.  

 

방문하는 곳 마다 몇 시간의 시간을 주고 중요한 곳에서는 사진으로 추억을 만들어 준 대장이 고맙다. 덕분에 지금까지 어느 곳보다 많은 멋진 사진을 받을 수 있었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그 순간을 기억하게 해 준 일행이 있어 집에 돌아온 첫 날 사진을 보며 미소 짓는다. 몇 곳의 맛있는 현지식, 도시 마다 있는 중국 식당, 반가웠던 한식, 포르투에서 차린 대장의 저녁 만찬, 어느 고급 식당보다 맛있던 라면누룽지탕, 풍부했던 스페인의 호텔 조식 과일들은 또 다른 재미였다. 날짜 별로 안내 되는 일정을 바탕으로 메모장 앱에 사진과 함께 에피소드와 특징을 간단히 정리하니 다시 회상하며 볼 수 있어 좋다. 여행에서 돌아와 계속 이야기하는 나를 보고 이번 여행이 즐거웠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딸이 말해준다. 이제 나를 가장 반기는 반려견 징징이와 여행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인으로 나의 길을 걸어가겠다. 열심히 살아온 나, 여행 선물을 준 나, 이를 응원해준 가족, 함께한 11분의 일행에게 감사를 전한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가까운 시간에 또 만나요" 라는 인사를 하는 기장의 말을 들으니 이 비행기를 타고 또 가까운 시간에 여행 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기대하며 트랩을 내렸다. 감사합니다.^^